영원한 생명 가운데로 인도하신 주님
죽음의 권세를 깨트리시고 우리를 죄에서 자유케 하신, 영원한 생명 가운데로 인도하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십자가에서 흘리신 대속의 보혈과 부활의 능력을 힘입어
이 시간 하나님 앞에 나아가니 우리를 주님의 보혈로 덮어주세요.
매번 우리는 이 자리에서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고백하지만 사실 제 삶 속에서 죄라는 말조차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믿음의 선배들이 죄와 싸우되 피 흘리기까지 싸웠던 것을
우리는 잊었습니다.
십자가의 은혜가 회개의 이유가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탐욕과 우상숭배의 면죄부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우리의 모습이 부끄럽고 하나님께 죄송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소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모든 죽은 것을 살려내는 부활의 능력이 오늘 선포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부활의 능력이 그저 나와 우리 공동체 안에 고여 있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 사회, 나라를 변화시키는 데에
이르기를 원합니다. 이 일에 쓰임 받을 수 있도록 우리 안에 부활의 능력을 새롭게 해주세요.
하나님, 지금 우리가 주님께서 원하시는 상한 심령으로 재 가운데 앉습니다.
남해바다에서 가슴 아픈 일이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우리의 동생들과 승객들이
깊은 바다 아래 가라앉아 있습니다. 이 사고를 수습하고 생존자를 구조하는 일을 맡은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의 지혜를 부어주시고 아직까지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삶에 대한 희망을
다시 한번 새롭게 해주시기를 원합니다. 남겨진 유족들에게는 하늘의 위로로 함께 해주시며 영원에 대한
약속과 부활의 소망이 유가족들 안에서 새로워 질 수 있도록 그들을 붙잡아 주세요.
이 사회를 누르고 있는 깊은 슬픔과 횡행하고 있는 여러 뜬소문들을 하루 속히 잠재우시고
더 성숙하게 이 일에 직면해 갈 수 있도록 이 사회를 돌보아주세요.
하나님, 뒤집어진 채 바다 속으로 가라앉아버린 배에서 우리의 물신주의를 발견합니다.
우리의 무사안일주의, 무책임, 인명경시를 봅니다. 우리의 분노와 책임논리, 거짓, 기만이 터져 나오는 것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이 나라의 미래와 같은 아이들이 희생되어져 가는 것을 봅니다.
하나님, 죄송합니다. 이것이 다른 그 누구의 잘못이기 이전에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내지
못한 바로 우리들의 잘못임을 고백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빛으로, 소금으로 부르셨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잊었습니다. 지금의 이 사고는 우리의 어두움과 우리의 잃어버린 짠맛에 대한 부정할 수 없는
증거로 보입니다.
하나님, 부활의 기쁨을 이야기해야할 오늘 주님께서 우리를 기쁨의 자리가 아닌 눈물과 애통의 자리로
초대하신 이유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게 해주세요. 하나님께서 이 사회를 바라보시는 그 마음을
함께 나누게 해주세요. 우리 안에 맘몬의 제단은 없었는지, 져야 할 책임을 외면하는 모습은 없었는지,
우리의 삶이 분노를 엔진삼아 달려온 삶은 아니였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서 철저하게 돌아보게 해주세요.
또한 이번 일을 통해 드러난 어두운 면만이 아닌 끝까지 학생들을 섬긴 선원과 선생님들,
자신의 생명을 걸고 구조작업에 나선 구조대원들, 애통함으로 한 마음이 된 이 사회를 돌아보며
우리는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이 사회를 섬길 것인지, 죽기까지 충성한 예수님과 저 희생자들 앞에서
어떻게 해야 부끄러움 없는 신자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하게 해주세요.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는 세대, 충성과 헌신으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며
분노의 에너지를 화평의 에너지로 바꾸어 내는 세대,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북한을 품고 통일을 이루어내는
세대를 일으켜 주세요. 우리가 바로 그 세대가 되게 해주세요.
하나님, 구약에서는 감히 목숨을 걸고 지성소의 휘장을 지나 들어갔던 것을 기억합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심으로 휘장을 가르셨기에 우리는 지금 기쁨과 감사로 주님의 임재 안에
들어갑니다. 이 시간 우리가 드리는 이 예배가 그 감격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평안하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인사가
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것을 직접 경험하는 예배가 되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부르는 찬양의 가사마다, 선포되는 말씀의 한 구절들마다 부활의 능력이 드러나고 자격 없는 자를
향한 하나님의 선대하심이 경험되는 예배를 드리기 원합니다. 찬양을 인도하는 찬양팀이 먼저 그 기쁨을
경험하게 하시고 말씀을 전하시는 박종렬 목사님께도 시대를 분별하는 바른 눈과 말씀을 해석하는 지혜를
주셔서 하나님의 마음을 온전히 대언하게 해주세요.
골짜기의 마른 뼈들을 살려내는 부활의 능력은 이천년 전 끝나고 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믿습니다.
우리가 지금 그 능력을 경험하길 원하며 이곳에 모였습니다. 성령으로 이곳에 임하셔서 우리를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군대로 만들어주세요. 그런 예배를 드리게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이 모든 말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